수학적으로 알아본 세컨의 효율 - 아래 세 줄 요약 있음

by cogito on Mar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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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tmi)

2. 수학적 배경

3. (드디어) 계산

4. 결론, 추가 분석

세 줄 요약

 

세컨.png

 

1. 서론(+ tmi)

 

 

필자는 세컨을 사랑한다.

 

 골목을 돌아서다가 잭/조커에게 푹찍 당했을 때, 개활지에서 닼엔/엔비에게 씨게 맞을 때, 치고받는 격전에서 체력이 너덜너덜해질 때, '아 이제 죽는구나' 싶은 바로 그 때에 화면 하단 중간에 세컨 이미지가 뜨는 것보다 반갑고 즐거운 상황은 아마 드물 것이다.

 

 대량의 기력 캡슐을 토해내며 세컨을 발동시킨 상대를 역관광 시키면 그 즐거움은 두 배가 된다. 저게 대체 왜 안 죽나 어리둥절해 하는 상대의 반응은 덤.

 

 이렇듯 목숨이 복사가 되는 경험을 하게되면, 세컨 없는 캐릭을 플레이 하기에는 불편해지는 '세컨 성애'에 걸리게 된다. 필자 역시나 중증 세컨 성애를 앓았고, 잭, 니코, 에리카 등등.....말 그대로 모든 캐릭에 작을 막론하고 세컨을 박아넣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게 바보같은 짓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생각해봤는데, 역시나 이는 (아주 심각하진 않지만) 바보짓이 맞았다. 필자가 왜 수학 전공 과목에서 a+을 못받는지가 잘 보이는 대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아마 이러한 바보짓을 하거나 했던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필자처럼 중증 세컨 성애를 앓았거나, 아니면 아직까지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세컨의 효율을 수학적으로 계산해보고, 세컨의 효율을 여러가지로 명확하게 밝혀보고자 한다.

 

 

2. 수학적 배경

 

 

주의! 아래의 내용은, 고등학교 ~ 대학교 1학년 수준의 수학을 포함하므로, 수학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는 사람은 바로 4번의 결론 내지는 한 줄 요약만 읽을 것. 하지만 왜 그러한 결과가 나오는지를 이해하고 싶다면, 기초적인 내용부터 대부분 적어 두었으므로 읽어보길 권장함.

 

- 확률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는 빈도를 확률이라고 하는데, 통상적으로 0과 1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다. 반드시 일어나는 사건은 1,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사건의 확률은 0이 된다. 조금 더 익숙한 퍼센트 표기에 따르면 100퍼센트와 0퍼센트가 이에 해당한다. 

 

- 기댓값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반복할 때, 특정한 결과가 일어날 확률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면, 그러한 행동이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지를 계산해낼 수 있는데, 이를 기댓값이라고 한다. 기댓값은 모든 사건의 결과값과 확률을 곱한 것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공식은 아래와 같다.

 

EV.png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기댓값은 어디까지나 수학적인 평균치이므로, 특정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예측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반복한다면, 그 결과는 기댓값에 수렴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고자 한다면, 기댓값이 클 수록 수학적으로 해볼 만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50원을 내고 할 수 있는 게임이 있는데,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80원을 주고, 뒷면이 나오면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 게임이 있다고 하자. 동전이 옆면으로 설 확률은 무시할 수 있고, 동전에 장난질을 하지 않아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정확히 반반이라고 가정할 때, 이 게임의 기댓값은 얼마일까?

 

 직관적으로 보면, 50원을 내고 실행한 모든 경우에서 절반은 80원을 얻고, 절반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므로, 이 게임의 기댓값은 1*(-50) + (0.5)*0 + (0.5)*(80) = -10 (원)이 된다. 즉, 이 게임은 하면 할 수록 손해가 되는 셈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운이 좋아서 계속 앞면이 나온다든가 하는 식으로 돈을 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 게임을 하면 할 수록 여러분들은 돈을 잃게 될 것이다.

 

 여담으로, 카지노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도박과 복권이 이런 식으로 설계되므로, 돈을 원한다면 여러분들은 도박을 하거나 복권을 사서는 안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뭐 단순한 즐거움, 혹은 하기 싫은 일을 때려치고 싶다는 소소한 희망같은 비금전적 편익을 원한다면 상관 없겠지만.....

 

- 수열과 급수 

 

 일정한 수들을 나열한 것을 수열이라고 한다. 수열은 (2, 4, 6, 8, 10, ...), (0, 1, 1, 2, 3, 5, 8, ...) 이렇게 일정한 규칙에 따라 나열할 수도 있지만, (0, 1557, -2024, 330, ....)이런 식으로 마구잡이로 나열할 수도 있다. 흔히 n번째 나타나는 수를 해당 수열의 n번째 항이라고 하며, a(n)으로 나타낸다. 또한 수열은 항이 무한하냐, 유한하냐에 따라 각각 유한 수열, 무한 수열로 구분할 수 있다.

 

 수열이 만일 규칙성을 가지면, 그러한 규칙을 수학적으로 나타내줄 수 있는데, 수열의 규칙을 나타내 주는 방식은 크게 일반항과 귀납적 정의가 있다. 첫번째의 경우 a(n) = 2n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것이 해당 수열의 일반항이 된다. 두 번째의 경우, 이전 두 항을 더하면 다음 항이 나온다는 규칙이 존재하는데(이게 바로 그 유명한 피보나치 수열이다), 이를 귀납적으로 정의하면 a(n+2) = a(n+1) + a(n) 이런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물론 한 수열을 정의하는 방법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며, 한 수열을 일반항에 따라 정의할 수도, 귀납적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수열 중 (2,4,8,16,...)처럼 일정한 비율로 커지는 수열을 등비 수열이라고 하는데, 일정하게 커지는 비율을 공비라고 하며, 통상적으로 r로 나타낸다. 위의 수열을 일반항으로 정의하면 a(n)= 2^(n)이 되고, 귀납적으로 정의하면 a(n+1) = 2*a(n)이 된다.

 

 수열들의 항들을 더한 것을 급수라고 하며, 첫째항부터 n항까지의 합을 S(n)으로 나타낸다. 

S.jpg

 

 맨 아래 우측의 기호를 시그마 기호라고 하는데, k가 1부터 n까지일 때 a(k)를 더하라는 의미이다. 또한 n번째 항까지의 합에 n+1번째 항을 더하면 n+1번째 항까지의 합이 되므로, S(n+1)=S(n) + a(n+1)이 성립한다. 

 

 a(n)= a*r^(n-1)로 표시되는 등비 수열에 대해서, S(n)을 구해보자. 첫번째 항부터 n-1번째 항까지를 쭉 늘어 쓴 다음에, r을 모두 곱하면, 정의에 의해서 2번째 항부터 n번째 항이 나올 것이다. 따라서 r*S(n-1) = S(n) - a이고, 급수의 정의에 의해 S(n)= r^n-1 + S(n-1)이 되므로, 두 식을 연립해 S(n)을 구해보면 S(n) = a*(1-r^n)/(1-r) 임을 알 수 있다.

 

- 극한과 수렴 무한 급수

 

 어떤 n에 대한 식이 있을 때, n을 특정한 수로 보내는 것을 극한이라고 한다. a(n) =(1/2)^n에서, n을 무한으로 보낼 때 a(n)의 극한은 0이 된다. 무한한 수열이나 급수에 대해서, n이 무한으로 갈 때 a(n) 혹은 S(n)이 특정한 값이 된다면 그 수열이나 급수가 수렴한다고 하며, 보통 그 값은 a, S로 나타낸다. 

 

 위에서 구한 S(n)은 r이 1보다 작을 때 수렴하며, 수렴하는 무한 등비 급수에 대해서 S = a/(1-r)이 된다.

 

- 함수와 다항 함수, 멱급수

 

 함수란, 주어진 x에 대하여 특정한 값을 내놓는 관계를 의미하며, 보통 f(x)나 y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f(x)= 2x라면, f(1)=2, f(2)= 4가 될텐데, 이 함수는 주어진 x를 2배 하여 내놓는 관계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x의 가능한 값의 집합을 정의역, f(x)의 가능한 집합을 공역이라고 한다. 이러한 개념으로 볼 때, 위에서 언급한 수열은 정의역이 자연수인 함수로도 생각할 수 있다.

 

 다항함수란 x에 대한 자연수 제곱들이 합해져서 나타나는 함수를 의미하며, f(x)=x^2, f(x)= 2x+3같은 것들이 있다. 멱급수란 x에 대한 자연수 제곱들의 합으로 나타내지는 무한 급수이며,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PS.png

 

 등비급수가 수렴하는 조건이 r에 따라 정해졌듯이, 멱급수 역시나 a(n)과 x에 따라 수렴하거나 수렴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주어진 멱급수가 수렴하는 x의 조건을 멱급수의 수렴반경이라고 한다. 수렴'반경'이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수렴 반경보다 절댓값이 작은 x에 대해서는 주어진 멱급수가 수렴한다. 

 

- 미분, 멱급수의 미분

 

 미분이란 주어진 함수가 순간적으로 변하는 정도를 나타낸 것인데, 함수를 미분해서 나타나는 함수를 그 함수의 도함수라고 한다. 다항함수 x^n을 미분해서 얻는 도함수는 nx^(n-1)이 된다. 멱급수 역시나 미분할 수 있는데, 수렴 반경 내에서 멱급수의 도함수는 멱급수의 각 항의 도함수를 더해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멱급수와 같다. 이를 이미지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derivatives-power-series.png

3. (드디어) 계산

 

 자 그럼 이제 위의 수학적 배경을 기반으로, 세컨의 수학적 효율, 즉 세컨의 체력 기댓값을 구해보자. 계산의 단순성을 위해 세컨이 발동될 확률은 한 번이며, 모든 피해에 대하여 세컨이 발동되지 않으면 죽는 경우만을 상정하여 계산한다.

 

 전체 체력을 H라고 하면, 세컨 한 번 발동의 체력 기댓값은 (1/5)*(H*2/5)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세컨은 한 번 발동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고 나서도 체력이 5보다 낮은 공격이 들어올 시 또 발동 확률을 지닌다. 따라서 n번 세컨이 발동되는 경우의 체력에 확률을 곱한 항을 a(n)이라 하면, a(n)= H*n*(2/5)*(1/5)^n이 된다. 결국 세컨의 체력 기댓값은, a(n)의 무한 급수를 계산하면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등비급수의 계산에 따라, x가 1보다 작을 때 멱급수 x^n의 합은 = x+x^2+x^3+... = 1/(1-x)이고, 이 멱급수의 수렴반경은 x=1이다. 다시 양변을 미분하면 멱급수는 n*x^(n-1)이 되는데, 이 멱급수의 합은 1/(1-x)^2이 된다.

 

주어진 멱급수에 x=1/5을 넣고, 다시 2/5와 1/5를 곱해주면 멱급수는 n*(2/5)*(1/5)^n가 되는데, 이는 위에서 구한 세컨의 체력 기댓값 급수와 같고, 계산하면 1/8이 나온다.

 

 

4. 결론, 몇 가지 분석

 

 

 즉, 세컨의 체력 기댓값은 전체 체력의 1/8이다. 체단 3급은 12이고, 희체가 15이므로 전체 체력이 96을 넘어가면 체단 3급보다는 세컨이 체력 기댓값이 높고, 120을 넘어가면 희체보다도 세컨의 기댓값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5성 기준으로 체작이 아닌 니코, 카코, 에리카, 엔비, 닼엔을 빼면 어지간해선 세컨이 체단 3급보다는 높은 체력 기댓값을 가지고, 마크원이나 리하, 블레, 블메, 에이미 같은 체력캐에겐 세컨이 희체보다도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체작의 경우에는, 120을 예외 없이 넘길 것이므로 체작 한 장을 세컨으로 대체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이득이다.

 

 물론 엄밀히 말해서, 스킬의 '효율'을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이 결과와 단순히 효율이 일치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세컨의 발동 조건은 남은 체력과 관계없이 공격을 받았을시 체력의 결과값이 5 이하인 경우이고, 그리고 발동 시 체력 결과값에 전체 체력의 40퍼센트를 더해주는 방식으로 발동이 된다.

 

 즉 뿔잭이나 에리카의 출혈처럼 피해량이 5 이하인 경우나, 절방작, 희방작 리하/마크원이 연발 피해를 맞는 경우 같은 케이스에서는, 한 체력 중에서도 세컨이 발동할 확률인 체력이 두 번 이상이 될 수 있고, 세컨이 한 번은 발동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체력의 기댓값은 위의 식과 달라질 것이고, 그러한 항을 감안하며 계산한다면 더 커질 것이다.

 

 위와 같은 논리로, 방작은 체력이 0과 5 사이에 놓이는 상황을 늘려, 전반적인 세컨의 발동 조건이 만족되는 횟수를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세컨의 효율을 매우 강화한다.  

 

 또한 잭&조커에게 뒤잡을 당하거나, 혹은 체력이 80인 니코가 철응작 이상 or 침착한 일격&소버를 발동한 엔비&닼엔의 몸샷을 맞는 다면, 세컨을 넣지 않았을 때 체단 3급 하나를 넣든 그렇지 않든 원킬을 당한다. 하지만 세컨을 넣을 시에는 0이 아닌 생존 확률이 존재하므로, 매우 큰 피해에 대해서는 세컨이 단순히 체력으로 치환할 수 없는 큰 효율을 지닌다.

 

 따라서 필자는 희체따위 없는 거지이므로, 세컨 성애에 빠져 니코나 에리카에 세컨을 박아 넣던 필자의 행위는 바보짓이긴 했지만, 엄청난 바보짓까지는 아니었다고 결론지을 수 있겠다. (솔직히 계산만 했을때는 바보짓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으나, 글을 쓰고 상황 정리를 해보니 사실 세컨 성애가 더 중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상황이나 캐릭 특성을 고려해서 앞으로는 세컨이 정말 효율적일지를 잘 고려해보고, 무지성으로 세컨을 박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3줄 요약  

 

1. 체력 96 이상이면 3체보다, 120 이상이면 희체보다 세컨이 좋다

2. 세컨은 매우 작은 피해(뿔잭/에리카의 출혈)&매우 큰 피해(엔비/닼엔의 저격, 잭/조커의 뒤잡)의 강력한 카운터이다

3. 체작, 방작의 경우 세컨 효율이 매우 좋다  

  

 

 댓글로 질문은 매우매우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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